※ 추리소설 리뷰이므로 약간의 스포성 발언이 있을 수 있으나, 줄거리 반전 등 최대한 스포일러를 피해 작성하였습니다.
읽은 이유
작가의 전작이였던 '명탐정의 제물'이 극찬을 받은 뒤에 출시된 이번 작품은 작가가 또 한번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24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작가의 전작인 '명탐정의 제물'과 '명탐정의 창자'를 재밌게 읽기도 했고, 일본에서도 가장 주목 받는 작가 중 한명인 시라이 도모유키의 추리소설이기에 한국어판이 출시되자 마자 읽게 되었다.
줄거리
정신과 의사 기사야마의 일상은 평범하고 행복했다. 확고한 사회적 지위에 올랐고, 아내와 행복한 가정을 꾸렸으며,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두 딸은 보기만 해도 기특하다. 그러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파괴하는 것은 단 하나의 균열임을. 문득 주변을 둘러볼 때마다 그를 둘러싼 세상이 조금씩 일그러져 간다. 주위를 맴도는 수상한 사람들, 아귀가 맞지 않는 일상, 충격적인 폭발 사고, 이상해진 건 세상일까, 그일까? 하지만 아무래도 상관 없다. 의문의 약을 손에 쥔 그날, 그도 이 세계도 이미 무너지고 있었으므로.
장점
장점은 본격 미스터리에서 보여줄 수 있는 트릭의 극한을 보여준다는데에 있다. 비교적 극초반에 갑자기 등장하는 충격적인 폭발 사고를 어떻게 수습하고 설명할 것인지 처음에는 감조차 잡히지 않지만, 작가는 본인이 설정한 특수설정으로 차근차근 빌드업을 거쳐서 끝끝내 명확하게 설명해 내고 만다. 이 과정에서 스포일러라 자세한 설명은 할 수 없지만, 독자들의 고정관념을 뛰어 넘는데 진짜 상상치도 못하게 뛰어 넘고 만다. 요 근래 몇년간 접한, 아니 역대 추리소설을 통틀어서도 가장 기발하고 충격적인 트릭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매번 발표하는 작품마다 성장을 거듭해 온 시라이 도모유키지만 과연 이 이상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트릭이였다.
단점
단점은 "악마가 소설을 쓴다면 분명 이러할 것이다!"라는 홍보문구에 걸맞게 진짜 기본적인 도덕관념을 아득히 뛰어 넘는다. 원래도 엽기적인 것들을 좋아하던 시라이 도모유키지만 이번 작품의 수위는 거의 정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잔인함하면 국내에서 거론되는 소설이 '살육에 이르는 병'이 있는데 '살육에 이르는 병'이 묘사가 잔인했다면, 이 작품은 약간 궤가 다르게 묘사가 아니라 전개되는 상황과 그에 뒤따르는 결과 자체가 불쾌하고 거북하다. 앞서 장점이라고 말한 트릭도 독자에 따라서 큰 거부감이 들 수 있을 정도로 불쾌하고 거북한 양날의 검 같은 트릭이다. 만약 이런 것에 면역력이 약하거나 추리소설 입문단계라면 읽지 않거나 나중에 읽는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그리고 작가가 특수설정을 도입하기 위해서 과학이론을 사용하는데 과학이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독자라면 이미 이 부분에서 흥미가 식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결론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미친 소설임에 틀림 없다. 특수설정을 극한까지 사용한 작품으로 본격 미스테리의 팬으로써 오래동안 기억에 남아 있을 작품이다.
개인적인 평점
★★★★★★★★★★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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