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터리/추리소설 리뷰이므로 약간의 스포성 발언이 있을 수 있으나, 줄거리 반전 등 최대한 스포일러를 피해 작성하였습니다.
읽은 이유
국내에서 가장 알려진 일본 미스터리소설 작가라면 단연 히가시노 게이고일 것이다. 그럼 두번째는 누구일까? 나는 요네자와 호노부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빙과' 등 고전부 시리즈와 소시민 시리즈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면서 국내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얻었다. 그래서 요네자와 호노부의 작품은 일본 미스터리소설 작가로는 드물게 거의 다 한국에 정식발매가 되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에 읽은 '빙과'가 너무 심심한 맛이였기에 큰 임팩트를 느끼지 못하던 작가였다. 그러다 작가의 2021년작 '흑뢰성'이 사상 최초로 6관왕을 차지하면서 관심이 생겨서 읽은 후 요네자와 호노부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이 작가는 단순히 라노벨 + 일상 미스터리만 쓰는게 아니라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는 것을 깨달았다. 역사물과 미스터리를 결합한 '흑뢰성'을 읽고 요네자와 호노부의 매력에 빠진 이후에는 요네자와 호노부의 저서들을 읽게 되었고, 예전에 구해 놓은 부러진 용골도 자연스럽게 읽게 되었다.
줄거리
런던에서 배를 타고 거친 북해를 사흘이나 가야 도착하는 솔론 제도. 그 섬 영주의 딸 아미나는 어느 날, 동방에서 온 기사 팔크 피츠존과 그의 종사 소년 니콜라를 만나 마술사인 암살기사가 영주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 하지만 그 경고가 허무하게도 영주는 자연의 요새로 불렸던 섬, 작은 솔론에서 목숨을 잃고 만다. 하나같이 수상한 용병과 기사들, 밀실의 옥탑에서 홀연히 사라진 불사의 청년, 그리고 봉인에서 풀려난 ‘저주받은 데인인’―. 마술과 저주가 횡행하는 세계에서 이들은 과연 ‘추리’로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장점
"아무것도 놓치지 않는다면 진실을 밝혀낼 수 있다. 우리는 이성과 논리로 마술을 격파할 수 있다. 반드시. 그 말을 믿거라." 작중 탐정 역할로 등장하는 기사 팔크 피츠존의 대사이다. 이 대사는 이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 대사이다. 마술이 등장하는 판타지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추리는 탄탄하고 정교한 논리의 뼈대 아래에서 이루어진다. 철저히 주어진 증거 하에서 추리가 이루어진다. 그렇다고 판타지 세계가 단순히 추리를 거드는 역할로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하면서 용의자들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각각의 직업 및 능력을 얻게 되었는데 이것이 캐릭터들에게 매력을 더해주는 결과를 낳았다. 일부 미스터리소설들이 별 의미없는 등장인물들을 대거 등장시켜 놓고 용의자만 늘려 놓는 것과 대비가 되었다. 그리고 범인을 추리해 나가는 스토리 전개와 별개로 솔론 제도의 상황 자체도 급박하게 돌아가서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데 이게 소설에 대한 몰입감을 더 높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스토리도 기승전결이 완벽해서 프롤로그부터 에필로그까지 더할것도 뺄 것도 없이 전개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특수설정의 교과서 같은 작품이다. 일부 특수설정을 사용하는 작품들이 이상한 특수설정을 가지고 와서 특수설정을 단순히 지금까지 등장하지 않은 기발한 트릭을 만드는데 치중하는데 비해 이 작품은 판타지와 추리라는 두가지 토끼를 모두 잡은 훌륭한 결과를 보여준다.
단점
개인적으로 느낀 단점은 거의 없는 작품이지만, 판타지를 좋아하지 않고 미스터리소설만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량이 너무 방대하다는 평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판타지 소설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재밌게 읽었지만, 판타지물을 특히 유럽 배경을 너무나 안 좋아해서 일본 미스테리 소설을 읽는 것이라면 이 작품이 그렇게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이 기대한건 미스테리/추리물인데 판타지가 배경을 넘어서 전개에도 영향을 주는 작품이니까 말이다.
총평
거의 완벽에 가까운 특수설정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아쉽게도 절판 상태이지만 곧 재출간 되는 것으로 들었기에 미스터리 소설의 팬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개인적인 평점
★★★★★★★★ ★★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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